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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에서 온 기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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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관리자 날짜:2004-10-09 조회: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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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띄우는 편지 (04-03)
(이 글에는 보안적인 용어가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 보안 파일로 보내어 거기서 다시금 발송됩니다)
주영철 입니다.
잘 계시는지요?
저희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야 연락을 드립니다.
아마도 소식들을 많이 기다리셨을 줄 압니다.
이제 여름 두 달이 지나가고 좀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난여름 두 달간
지난여름에 여러 팀들이 다녀갔습니다. 서울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트남 선교사역을 펼치기 위하여 방문한 목사님과 교회 어른들을 도왔고, 또 한 팀은 하노이 근교 푹토 지역과 또 멀리 중국 국경이 가까운 랑선에서 소수종족 출신의 고아들이 모인 고아원을 방문하여 섬기며 돕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비만 오면 고아원 올라가는 길이 질퍽해져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시멘트 길을 만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함께 직접 도로공사에 노동으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그 성(省)의 방송국에서도 외국인들이 와서 지원하고 돕는 것이 고마운지 카메라 촬영과 인터뷰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청년들로 이루어진 다른 팀은 랑선 지역 아이들과 함께 미니 올림픽 등의 좋은 시간을 가지며 헌신적으로 섬겼는데, 작별할 때 한 아이씩 모두 안아주었고, 아이들이 그동안 따뜻한 사랑이나 스킨쉽을 받지 못해서 그런지 모두 다 엉엉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작별할 때 동네 어귀까지 따라 내려와서는 돌아갈 생각도 않고 계속 소리 내어 우는 아이들을 뒤로하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어야했습니다.
우리가 발전된 한국에서 풍요로운 삶을 구가하고 살아갈 때에 지구 다른 쪽에서는 좋은 소식도 듣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잊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전도의 제한된 여건이 많지만, 거기에도 언젠가는 그들의 삶의 개선 뿐 아니라 진정으로 좋은 소식 곧 복음이 들려지기를 바랍니다.
한편 미국 뉴욕소재 CCC 팀이 와서 제가 운영하는 교육센터에서 한 달 간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한 달 간 교류하는 동안 분명히 세상 청년들과 다른, 그들 안에 있는 초자연적인 평강과 잘 준비된 인격, 그리고 섬김과 사랑의 행동은 베트남 청년들의 놀라움과 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에 직접적인 열매는 없지만 이것이 동기 부여가 되어 그동안 몇 해에 걸쳐서 가르치고 교제한 결과 몇 명은 지금 각처로 인도되어서 신앙적으로 양육되고 있습니다.
이런 방문들을 통하여 언젠가 한 1년 정도 인턴으로 이 땅을 섬기고 봉사할 사람들이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믿음으로 내디딘 홈교육(Home Education, Home-schooling)
어제가 아이들 학교 개학인데, 저희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홈스쿨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제가 한국에 머물고 있던 올 해 초에 아이들이 다니던 하노이의 학교로부터 받은 이메일 소식은 새 학기부터는 더 이상의 학비 감면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가 바로 이런 재정적인 이유로 홈스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홈스쿨을 알아가면서 그 안에 있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망설임도 있었습니다. 다은이와 형준이는 홈교육을 시키기로 하였지만, 하은이는 이미 나이도 많은데다(12세) 조금만 더 공부하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깝기도 하고, 또 지금 와서 홈교육에 필요한 영어라는 새로운 외국어를 다시 배워야하는 입장, 그리고 외국거주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특례입학 자격의 포기(교육부에서 외국 거주 아이들이 한국거주 아이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수능 시험 치는 것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국거주 아이들만 따로 시험을 치게 하는 제도) 등을 생각할 때에 하은이의 장래도 생각하게 되고 해서 하은이는 그냥 계속 학교에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한국의 교육제도를 연구하면서 우리나라의 제도가 서구에 비해서는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많이 뒤떨어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하은이도 함께 다 참여한다면 그것이 온 가족이 함께하는 진정한 가족 공동체로서의 홈교육이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은 한 켠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그저께, 그러니까 개학하기 하루 전 날, 하은이도 자신이 홈교육을 하고 싶다고 자원하여 호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은이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았지요. “네가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고 그분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면 너도 함께 할 수 있다. 너는 어떻게 살고 싶니? 그렇게 살고 싶니?” 하은이의 눈에 이슬이 맺히면서 그렇게 자기도 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어린 아이의 순간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소원을 보았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했겠습니까. 함께 홈교육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겨우 적응하는 아이를 학교에서 끌어내는 것이 무모한 것이라고 조언들도 있습니다(하은이야말로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아픔들이 있었지요. 한국아이로서 처음으로 현지학교를 다니던 상황, 당국에 의해서 쫓겨났던 일, 다른 학교로의 이전, 또 다시 현지학교서 지금의 불어학교로 옮겨 다니던 일 등등). 그 모든 것이 저희를 위한 조언임을 압니다.
그러나 이제 저희는 아이들이 20세가 되어서 부모를 떠날 때까지는 함께 한 가족으로 한 배를 타고, 함께 주 안에서 성장하고 하나의 목표-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제자의 삶을 사는 것-를 향해 나아가기로 하였습니다.
홈교육의 목표는 학교를 그대로 집으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먼저 제자 삼는 사역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된 저희가 먼저 제자의 삶을 살아야하겠지요.
그리고 홈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을 서울대나 하버드대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위해 사는 아이들로 키워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학교교과 몇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전(全) 시간을 성경적 바탕에서 삶을 나누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홈스쿨이 아니라 홈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버지인 저도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고 역할을 감당해야합니다.
교과를 위해서는 한국어 교육과 미국 교재로 하는 교육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기독교 홈교육을 위한 교재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고, 또 교육부로부터 홈교육이 정식 교육으로서 인정을 못 받기 때문에, 미국의 교과 과정들을 따르려고 합니다. 미국에는 성경적인 가치관 위에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홈교육 교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 가정이 학교가 되는 것이지요. 이미 홈스쿨 이름도 아이들이 벌써 정해두었는데, 그것은 ‘비전스쿨’입니다.
저희는 앞일을 모릅니다. 이것도 하나의 모험일 수 있습니다. 그분이 어떻게 인도하실 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 가족이 함께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을 먼저 제자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의 아이들이 성경적인 성품을 가지고 자라나서 장차 주님과 그의 나라를 위해서 살 수 있다면 저희는 감사합니다. 이 땅에 잠깐 살다가 우리 모두는 주님을 만날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할 때에 더욱더 우리 아이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께 사로잡힌 아이들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아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그것보다 아이들에게 더 귀한 유산을 물려줄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적인 성공을 추구하도록 공교육에 온전히 내버려두고 아이들이 자라서 그런 삶을 살다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그것보다 더 큰 비극이 어디 있겠습니까?
돌아보니 저도 34살이 되던 해 초에 청년의 마음으로 이 땅에 왔다가 어느새 베트남 사역 만 9년이 다된, 40 줄을 달리는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인생은 흘러서 잠시 잠깐 후에 주님을 뵙게 되겠지요.
홈교육을 알아보고 연구하면서 미국의 교육제도가 부러웠습니다. 미국 교육부의 인정을 받는 제도, 미국의 크리스찬 법률가와 교회들, 그리고 여러 계층의 그리스도인들이 발로 뛰며 돕는 제도, 잘 만들어진 성경적 세계관 위의 교재들...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 단계까지 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그 일을 이제는 가정에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그런 교육이 허용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일단 이 교육의 목표를 ‘하나님 나라의 관점, 성경적인 성품, 자율성과 창조성’에 두려고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우선적이고 당연적으로 저희 부부가 이 일을 감당해야하지만, 국어나 논술, 수학, 그리고 영어 교육이 가능한 교사들도 필요합니다.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그리고 여러분들 주변에 해외에서 주를 섬기며 선교사 자녀들을 돕기 위해 1년 정도의 시간을 헌신할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주십시오. 그렇게 여러분이 지원한다면 제가 하는 교육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베트남 사람들을 접촉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 동역자 여러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기도제목
1. 홈교육을 위해:
(1) 우리 부부에게 지혜를 주셔서 홈교육의 내용을 잘 준비하도록.
(2) 아이들이 잘 따라오며 즐거워할 수 있도록.
(3) 이를 도울 필요한 교사들을 보내주시도록.
2. 교육센터(ECC)를 위해:
(1) 전도의 도구로 쓰여질 수 있도록.
(2) 한국어를 가르칠 교사가 매년 단위 3명 정도가 매우 필요한 상황인데, 보내주시도록.
3. 제자 삼는 사역과 가정교회를 위해.
(1) 한국 나가있는 동안 시험으로 인해 와해된 가정 교회를 보며, 다시금 소수의 제자를 장기적 관점에서 말씀으로 잘 키워 재생산하는 가정교회 사역을 일으키려하는데, 하나님께서 준비된 베트남 사람을 보내주시도록.
(2) 베트남 2기 사역은 말씀연구과 말씀사역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이를 충성되이 감당하고 인도해주시도록.
(3) 2년 반 전에 결성한 선교사들 성경 공부 모임이 잘 발전되어서 교파를 초월한 동역이 가능하도록. 하나님께서 베트남에 건강한 교회설립을 위해 이 모임을 사용해주시도록.
4. 가족의 건강
(1) 아내 문줄리 선교사가 건강이 많이 약해졌다가 지금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약한데, 회복을 위해서. 특히 한국 머무는 동안에 발견한 가슴 쪽의 혹이 더 커졌는데, 이 상황을 잘 인도해주시도록.(한국에서 수술을 못하고 들어왔습니다).
2004. 9. 1. 주영철, 문영미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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